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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IDEO

서비스 디자인으로 혁신을 이루다. (메이요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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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Innovator's prescription.
파괴적인 병원 서비스 혁신 사례들이 발표
아래는 IDEO의 팀브라운이 컨설팅을 한 메이요클리닉의 혁신 센터장인 바바라 스푸리어의 인터뷰 내용.


메이요 클리닉 관련자료
홈피: http://www.mayoclinic.com/
케이스스터디: http://www.oneworkplace.com/images/dynamic/case_studies/MayoClinic.pdf

출처: http://www.docdocdoc.co.kr/news/newsview.php?newscd=2012011300035
 

Healthcare Revolution (3) 병원에 불고 있는 혁신의 바람
메이요 클리닉 혁신센터장 인터뷰

파괴적 의료혁신(원제 Innovator's prescription)은 경영학의 아인슈타인이라 불리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석학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저서다. 출간 이후 해외 보건의료 학회에서는 ‘파괴적 혁신 사례’에 대해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의 의료시스템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혁신’에 대한 실용서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연중 기획 ‘Healthcare Revolution'에서는 파괴적 혁신 이론과 사례를 다루고자 한다. 단순히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것을 넘어서 크리스텐슨 교수의 이노사이트 연구소의 해외 사례 및 실제 사례를 취재하여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호에는 메이요 클리닉의 사례를 알아보고자 한다. 메이요 클리닉은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 ‘혁신 센터(Center for Innovation, CFI)’까지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본지는 2011년 11월 KHC(코리아 헬스 콩그레스)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메이요 클리닉의 바바라 스푸리어 혁신 센터장을 단독 인터뷰했다. <편집자 주>
바바라 스푸리어
메이요 클리닉 혁신센터장
▲ 바바라 스푸리어 메이요 클리닉 혁신센터장 김형진 기자

- 병원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파괴적 혁신’을 어떻게 생각하나?

파괴적 혁신은 굉장히 비즈니스 관점의 책이다. 파괴적 혁신에서 말하는 핵심은 환자가 비용뿐 아니라 질적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라는 것이다. 그래서 메이요 클리닉에서는 환자들이 이용하는 의료서비스를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하고 있다. 환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새로운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 메이요 클리닉의 혁신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인가?

환자들의 보건의료서비스의 경험과 전달 방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연구를 하고 현장에 적용시킨다. 2008년에 만들어졌다. 원래 메이요 클리닉은 끊임없이 혁신을 해왔다. 1800년대 메이요 클리닉이 만들어졌을 때도 당시에는 없었던 ‘통합 의료팀’을 만들었었다. ‘혁신’은 우연이 아니기 때문에 노력하고자 하는 것이다. 단순히 메이요 클리닉 내부의 혁신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다른 병원, 더 나아가 다른 국가에서도 적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진료하고 치료하고 환자나 보험회사에서 돈을 받는 것인데,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하니 좀 어색하다.

보건의료에서 혁신은 ‘환자들이 더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란, 고객의 경험을 중요시하고 만족하지 못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말한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환자들이 가정에서 병원과 연계해 상담을 받는 것도 여기에 해당된다. 또는 멀리 떨어진 병원을 네트워크를 통해 백업하는 온라인 협진(e-Consulting)과 같은 것도 새로운 비즈니스다. 메이요 클리닉 혁신센터에서는 이런 일을 하고 있다.

-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이미 병원들이 하고 있는 일이다. 한국에서는 QI나 CS 부서에서 주로 하고 있다. 이런 조직과 혁신 센터와의 차이는 뭔가?

메이요에서도 서비스 향상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다. 우리는 창의성이나 상상력, 새로운 아이디어에 더 주목한다. 예를 들자면 ‘만약 우리와 상관없는 분야를 개선하면 어떨까?’ 같은 질문을 한다. 물론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메이요에는 품질 학교(Quality Academy)라는 게 있어서 모든 직원들은 최소한 브론즈급의 자격을 얻어야 한다. 이런 시스템을 갖추기 전에는 그저 환자를 돌보는 것만 생각했지 의료 공급 체계와 조직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았다. 서비스 품질 관리가 이뤄지면 그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혁신 쪽으로 옮겨질 수 있다고 본다.

- 혁신 센터가 메이요 클리닉의 환자뿐 아니라 전 세계 환자가 누릴 수 있도록 ‘혁신’을 전파하겠다고 말하는 점은 놀랍다. 단순히 말뿐인가? 아니면 정말 스케일이 큰 것인가? 보통 자기 병원에 오는 환자에게 나은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 정상 아닌가?

메이요 클리닉은 다르다. 물론 메이요 클리닉도 여느 병원처럼 환자가 찾아오면 의사가 치료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혁신 센터가 시도하는 변화에 대해 몇몇 의사들은 백여 년 넘게 이어온 기존의 모델이 잘 돌아가고 있는데 왜 바꾸냐며 반대하는 일들도 있었다. 현재의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더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겠냐며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은 의사들의 수가 부족하고 5-10년 뒤에는 더 악화될 것이다. 여기에 메이요 클리닉도 자유롭지 않다. 그래서 극복 방법으로 원격의료시스템을 통해 알라스카에 있는 일차진료의들과 메이요 클리닉의 본원에 있는 전문가들을 연결시켜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런 혁신을 통해 미래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 혁신을 하는 방법론이 서비스 디자인인가? 서비스 디자인에 대해 상당히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창의적인 디자인 사고가 중요하다. 나는 경영을 전공했지만 다행히 DNA에 창의적인 피가 흐르는 것 같다. (웃음) 혁신 센터에서는 병원 내부의 협업을 추진하면서 서비스 디자인 방법을 쓴다. 문제를 스케닝하고 조사한다. 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바로 적용한다. 여기에 현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참여는 절대적이다. 이런 혁신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굉장히 노력이 많이 필요하고 많은 직원들은 귀찮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메이요 클리닉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 질병을 치료함에 있어 의학적 지식이 가장 중요하다. 질병을 치료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환자 경험과 만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기존의 틀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을 듯 하다.

사실 특정 의사들은 우리와 일하는 것을 아주 즐거워한다. (웃음) 확실한 것은 과거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 하다는 것이다. ‘병원생활에서 일상으로의 전환은 잘 진행되고 있나요? 병원에서의 교육이 충분했었나요? 확인전화는 받으셨나요? 병원에서는 치료받느라 경황이 없어서 잘 몰랐겠지만 집에 돌아가서 생각해보셨을 때 우리의 환자교육이 충분했었나요?’ 이런 질문을 통해 후속 조치를 만들어야 한다. 메이요 클리닉의 많은 사람들은 이런 사고과정을 충분히 접해보았기 때문에 반감 없이 반갑게 받아들이고 있다.

- 혁신을 위해서는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협조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하면 누가 돈을 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의사들의 협조가 당연히 중요하다. 그래서 특정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의사들을 찾아 혁신 센터의 파트너로 받아들이고 있다. 처음 온라인 협진(e-Consult)을 시작할 때는 각각의 전문분야를 담당하는 18명의 의사들과 함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그리고 한 보험회사가 합류해서 상담에 대한 비용을 어떻게 지불할지 논의했다. 다행히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졌다. 온라인 협진(e-Consult) 경우 돈을 지불할 사람이 보험회사였지만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지불해야하는 주체는 바뀔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프로토타입을 만들면서 돈을 지불할 주체가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적정한 가격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 원격 의료지원에 대해 보험회사가 비용을 지불했다는 것은 흥미롭다. 한국은 사회보험제도라 국가가 운영해서 그런 유연성을 보이긴 힘들다.

한국 사정은 이야기 들었다. 만약 미국에서도 불법이라고 했다면 우리는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린 보험회사에 온라인 협진이 더 합리적이고 저렴한 모델이라는 것을 보여줬고 보험회사가 그것을 인정하고 비용을 지불한 것뿐이다. 우리는 프로토타입이 아니라 실제로 적용될 경우에 생기는 이익을 수치화 했다. 온라인 협진이 완전히 개발되어 적용되면 약 1억 달러정도의 시장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의 협진에 비해 시간이 1/3정도만 들어 저렴하면서도 효율성은 높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메이요 클리닉의 혁신덕분에 더 큰 이익을 창출 할 수 있다. 또 의사들 역시 온라인 협진을 통해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니즈를 빨리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일이다. 환자 입장에서도 이동 불편과 시간을 절약할 뿐 아니라 빠른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좋다. 전반적인 의료비 절감 효과도 있다. 이것이 메이요 클리닉이 하고 있는 파괴적 혁신 사례다.

- 파괴적 혁신이라고 하면 굉장히 거창하게 느껴지는데. 그에 비에 작은 사례가 아닌가 싶다.

우리 사례에 대해 사람들이 얼마만큼이 파괴적인 혁신이고 얼마만큼이 파괴적이지 않은 혁신인지 묻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논쟁에는 깊게 들어가고 싶지 않다. 온라인 협진은 확실히 파괴적인 혁신이긴 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온라인 협진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진료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하지 않았고 인프라도 없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다른 병원들이 하는 원격진료와는 다르다. 물론 그것들도 역시 괜찮다. 각자에게 맞는 방법이 있는 것이니까. 차이점은 우리는 더 뛰어난 기술과 인력을 바탕으로 다른 병원들과 협력체계를 갖춰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돌아가게 되면 세인트루이스에서 멜시 헬스 시스템(Mercy health systems)과 회의가 잡혀있다. 대규모의 협력이 있을 예정이다. 그쪽의 이사진은 온라인에 가상의 치료센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세이프 와치 (Safewatch)라는 가장 큰 온라인 중환자실을 갖추고 있어서 작은 병원들이 중환자 전문 치료사를 고용하는 것보다 큰 지휘본부를 통해 중앙에서 전체 중환자 전문 치료사들을 통제하는 것이다. 단순한 원격진료와는 차원이 다르다.

- 메이요는 새로운 생태계(Eco-system)을 만들고 있다는 말인가?

비슷하다. 우린 학교 시스템과 연결해 학생들의 건강 문제를 가깝게 소통하려고 하고 있다. 학교와 보건의료가 융합되는 것이다. 또 학교의 학생을 통해 부모님과 노인층을 연결할 수도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 심지어 교회까지 포함한 생태계를 엮는 길을 만드는 것이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미래에는 가능하다.

- 메이요 클리닉이 혁신적인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내부의 자발적 참여가 없다면 쉽지 않은 일 같은데. 의료진을 포함한 내부 직원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이 있나?

혁신 센터에 일하는 멤버 55명 중 절반은 우리가 직접 고용한 사람들이고, 나머지 반은 각자의 부서에서 일하면서 일이 있을 때마다 투입되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주최한 컨퍼런스와 워크샾에 참여했던 몇 백 명의 사람들 언제든 투입될 수가 있다. 우리가 아는 모든 것과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온라인에 올려놓고 언제든 활용하거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일종의 교육기관이 되어서 정보를 나누고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다. 또한 클리브랜드 클리닉처럼 혁신적인 사람에게 재정지원을 한다. 5만달러에서 10만달러에 달하는 상금을 의료서비스에 대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낸 개인이나 그룹에게 주고 있다.

- 서비스 디자인 방법을 도입했다고 했는데. 한국에서도 이를 적용하고 싶은 병원이 많을 것 같다. 어디서 배워야하나?

불과 얼마 전까지 메이요 클리닉 외부에서 메이요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일은 없었다. 혁신의 동기가 없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외부 자문 위원회를 운영하고 외부 평가를 시행했다. 우리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어떻게 해야 할까 등등 외부 기관이 메이요 클리닉에 대한 오픈북 평가를 시행하도록 했다. 그들이 지적한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거기에서 더 앞서나가도록 노력했다. 여러 분야의 현명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IDEO의 팀 브라운은 우리의 첫 외래 환자 연구소를 만드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당시에는 어떻게 혁신 센터를 만들고 운영할지 몰랐지만 IDEO와 함께였기에 해낼 수 있었다. 만약 병원 경영진에게 가서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특이한 디자인 센터(IDEO)에게 혁신 센터를 만드는 일을 맡겨보자고 했다면 대답은 당연히 ‘No’였을 것이다. 하지만 외부 평가 위원으로 들어와 자연스럽게 서비스 디자인 관점을 알려줬고 그 중요성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 IDEO의 팀 브라운이 혁신 센터를 만드는데 주역이었다니 놀랍다.

팀 브라운에게 감사한다. 이번에도 IDEO와 함께 진행하는 일이 있다. 이런 창의적인 일에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와 충분한 추진력이다. 가속력을 얻으면 아무도 중단시킬 수 없다. (웃음) 우리 혁신 센터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병원 내에서 혁신하려는 사람들도 써먹기를 추천한다.

- IDEO는 굉장히 고가의 컨설팅 비용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대형 병원이 자문을 받았다고 알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병원은 IDEO를 이용할 수 없을 것이다. 배워서 병원을 혁신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뭘 추천해주고 싶나?

스텐포드에 톰 켈 리가 맡고 있는 디자인 스쿨이 있다. 디자인에 중점을 맡고 있다고 알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에 특화된 것으로는 같은 스텐포드에 바이오 디자인 프로그램이 있다. 메이요 클리닉에서도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석박사 출신이나 의사 출신들을 받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론을 배운다고 바로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아이디어를 실제 적용하는데 17년까지 걸렸다고도 하는 말을 듣기도 하니까. 혁신은 현장에서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협력으로 이뤄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