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진 칼럼] FGI(Focus Group Interview) 엿보기

조회수 : 36    작성일 : 2004-06-16


정 찬 진 >>
- 한양대 의류학과 대학원 졸업(Ph.D)
-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성대, 건국대 강의
- FARES 패션연구소 디렉터
- Focus Research 조사팀장
- 저서) 패션마케팅(수학사)
- mail :
cj0510@hanmail.net


:: FGI(Focus Group Interview) 엿보기 ::



사 회현상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양적 조사(quantitative research)와 질적 조사(qualitative research)가 있다. 실증주의적 접근법으로서의 양적 조사는 사회 현상을 하나의 관계로 보며 그 관계를 분리해서 볼 수 있는 반면, 질적 조사는 사회 현상을 복합적 구조로 보고 총체적으로 접근(holistic approach)하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사 회현상을 이해하는 패러다임이 상반되므로 접근 방법 역시 다르게 나타난다. 양적 조사 방법은 관찰한 사회 현상을 측정하고 숫자를 부여하는 수학적 표현과 통계학적 분석에 의존하여 연구문제나 가설에 대한 해답을 얻는 것이다. 반면 질적 조사 방법은 사회 현상에 대해 직접적인 지식을 얻어내는 수단으로 참여 관찰, 심층적 면접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비구조적 또는 비계량적 자료를 논리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주어진 연구문제에 해답을 얻는다.

양적 조사와 질적 조사의 차이를 ‘사냥과정’에 비유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조사 목적을 ‘사냥터에서 동물 사냥하여 밤에 만찬회를 여는 것’으로 비유한다면, 2가지 목적 도달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만찬회 식단에 어떤 요리를 낼지 고민한 다음 그 동물이 어디에 많은지 사냥터를 정한 다음, 사냥터에 나가서 계획대로 사냥해서 계획한 식단대로 파티를 준비하는 방법이다. 이것이 바로 양적 조사 접근이다. 사회현상을 이해하는데 연구자가 설계한 가설에만 관심을 갖고 사회 현상을 읽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질적 조사의 경우 조사 목표는 분명하게 정해졌지만 조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은 계획되어 있지 않다. 사냥 갈 장소를 대략 몇 군데 정해놓기는 하지만 사냥 장소는 당일 날씨나 기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사냥감도 사냥터에 나가서 정한다. 사냥감이 토끼가 될 수도 있고 꿩이 될 수도 있다. 사냥감을 어떻게든 구해서 저녁 만찬회를 하면 된다. 이런 접근이 자연주의 접근이다.

이처럼 양적 조사는 연구자가 계획한 것만 관찰하면 되고, 질적 조사는 진행과정 동안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고 유연성 있게 대처하면서 조사를 수행하게 된다.

조사업체에서 조사 방법은 정량조사와 정성조사로 대별된다. 정량조사에 개별면접, 전화, 팩스와 같은 접촉방법이 있듯이 정성조사에도 심층면접, FGI, 관찰 방법 등이 있다. 정성조사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FGI 방법이 이용되고 있는데, FGI는 6~8명으로 구성된 참석자들을 일면경 및 자동녹음 시설을 갖춘 룸에 모이도록 한 다음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모더레이터(Moderator)가 제시한 주제에 따라 대화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이다.

FGI는 조사가 신속하게 진행된다는 점, 정량조사 대비 조사비용이 낮다는 점, 조사문제를 심층적 혹은 탐색적으로 접근하고 유연성 있게 풀어갈 수 있다는 점, 실무자가 소비자의 언어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체 마케팅 실무자에게 관심이 높고, 최근 FGI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복잡한 시장 환경, 변덕스러운 소비자, 끊임없이 출시되는 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와의 관계를 하나의 관계로 이해하기 보다 총체적으로 이해하여 연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FGI가 주목된다.

그러나 FGI를 정성조사 방법으로 분류하기에 명확하지 않은 점들이 엿보인다. FGI 룸 공간이 ‘자연스러운’ 주변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있지만, 모더레이터가 실무자를 대신해서 참석자와 상호 작용해야 하는 구도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FGI가 진정 정성조사로 포지셔닝되려면 FGI를 진행하는 모더레이터와 FGI를 의뢰하는 실무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실무자는 완전한 관찰자(complete observer)로서, 모더레이터는 참여관찰자로서 참석자를 관찰하고 참석자와 친밀감(rapport)을 형성하여 참석자 내부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 모더레이터로서 FGI를 진행하면서 인상적이었던 클라이언트가 있었다. 이메일로 가이드라인(guideline) 수정이 오간 다음, 첫 미팅에 필자가 늘 하는 질문이 있는데, ‘조사의 최종(궁극적) 목적이 무엇입니까’이다. 담당자가 2명 이상인 경우, 조사 목적이 불분명하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정확히 하자는 의미이다. 또한 모더레이터로서 FGI 참석자의 예기치 않은 답변에 대응할 때의 지침이 되기 때문이다. ‘그냥 시작하죠’하는 클라이언트는 필자를 상당히 당황스럽게 하였다. 첫 FGI가 끝난 후 미팅에서, 클라이언트는 필자가 사용한 단어 하나 하나를 지적하는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프로젝트를 완전히 끝냈을 때 클라이언트가 만족하는 것 같았다.

진 행과정 동안 모더레이터가 표현하는 언어를 수정하고, 가이드라인의 질문 순서, 의뢰한 서비스 제시 방법과 표현 등을 소비자 반응에 따라 수정해가며 소비자의 다양한 소리를 듣고, 최종적으로 클라이언트가 얻고자 하는 정보를 듣고 조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조사진행 동안 필자는 실무자와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고 실무자를 대신해서 참석자와 상호작용하면서 정성조사의 ‘사냥과정’을 생각하게 되었고, 진정 ‘정성조사’라는 생각을 하게 된 프로젝트가 되었다.

FGI 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무자가 가이드라인만 확인하고 FGI 진행 동안은 모든 것을 연구원에 맡기고 FGI 진행을 직접 관찰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의뢰한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감 표현일 수 있을 것이고, 업무 상 바빠서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클라이언트는 가이드라인 작성부터 자료 분석하는 모든 과정에서 모더레이터와 공동연구자의 위치에서 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그리고 소비자 언어를 이렇게 직접 가까이서 듣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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